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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정보/건강 정보

아크릴아마이드의 개념, 기준, 예방

by 낭호 2023. 2. 8.

아크릴아마이드라는 물질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 물질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후추와 관련이 있다. 후추는 여러 요리에 쓰이지만 그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구울 때 후추를 사용한다. 그런데 얼마 전 신문에 이런 문구가 나왔다. 

생고기를 가열하기 전에 미리 후추를 뿌리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후추를 미리 뿌리고 요리하면 발암물질로 알려진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이 10배 이상 증가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고기를 구운 뒤 후추를 뿌린 요리에 들어 있는 아크릴아마이드 양은 492ng(나노그램)이지만 후추를 뿌린 채 구우면 아크릴아마이드가 14배 이상 증가한 7139ng인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구워먹을 때 항상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한 후 굽기 때문에 이 기사에 좀 놀랐을 것이다. 방송이든 어디서든 이렇게 구워야 맛있다고 해서 그런 것인데 맛과 건강을 맞바꿀 수도 있는 일이었다니 말이다. 그러나 이런 정보는 받아들이거나 남에게 전파하기 전에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 우선 저 용량이 몸에 얼마나 해가 되는 용량인지를 찾아봐야겠고, 이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도 궁금했다. 

 

#1  아크릴아마이드란? - 개념 정리

아크릴아마이드는 감자와 같이 탄수화물이 많은 식품을 120℃ 이상 높은 온도로 가열 조리하면 음식 내 아스파라긴과 포도당이 반응하여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물질이다. 아크릴아마이드가 주로 생성되는 식품은 감자칩과 감자튀김인데, 우리가 즐겨먹는 과자, 빵, 커피에도 함유되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인체 발암 추정물질(Group 2A)로 분류하고 있다. 2A군은 동물 실험에서는 검증되었지만 아직 인체에 대한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품 속 아크릴아마이드 성분에 대해 영·유아용 식품이나 시리얼류에는 0.3mg/kg 이하, 인스턴트 커피나 볶은 커피 등에 대해서는 0.8mg/kg 이하, 과자나 감자튀김, 곡류 가공품 등에는 1mg/kg 이하라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1mg = 1,000㎍ = 1,000,000ng이다.

 

#2  아크릴아마이드 검출량 기준 (ft. 커피도?)

후추 뿌린 고기를 구울 때 나오는 7139ng는 기준치의 1%에도 못미치는 수치

 

위 기사에서 제시된 7139ng는(기준 단위가 나와있지 않지만 kg 당이라고 간주하면) 0.007139mg로 기준치의 1%에도 못미치는 수치이다. 식약처 기준치에 비해 아주 극소량인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섭취량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큰 문제없어 보인다.

이 아크릴아마이드 논쟁은 몇 년전 커피와 관련하여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 커피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도 아크릴아마이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커피가 발암물질이라니! 당시에도 자극적인 제목으로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었다.

"살아있는 사람은 때때로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살아있는 사람 몇몇은 암에 걸린다. 커피와 암의 연관성은 그 정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1kg 당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은 감자튀김의 경우 최대 510㎍ㆍ감자스낵은 최대 360㎍, 커피는 최대 40㎍이 검출됐다. 모두가 기준치 한참 밑이다. 식약처도 “지금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품을 통한 아크릴아마이드 섭취의 경우 양이 미미해 이로 인해 인간이 암에 걸릴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식당에 조리법 변경을 권고ㆍ지도하는 등 국제적 권고치인 ㎏ 당 1,000㎍ 이하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현재로서는 아크릴아마이드가 동물 실험처럼 인체에 암을 유발한다고 확언하기에는 표본이 많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고, IARC는 2016년 “커피 자체가 암을 유발한다고 볼 근거는 없다.”고 발표했다. 미국 MIT 생물학 교수 로버트 와인버그는 “살아있는 사람은 때때로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살아있는 사람은 암에 걸린다. 커피와 암의 연관성은 그 정도.”라며 관련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3  아크릴아마이드의 유해성 정리

정리하자면 고기에 후추를 뿌리고 굽는 경우 발암추정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가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반드시 피해야할 정도로 인체에 해를 끼치는 유의미한 수치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는 감자칩, 커피 등도 마찬가지이다. 

TV, 인터넷, 유튜브, 기사, 블로그 등 수많은 매체에서 수많은 건강 관련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건강 관련 콘텐츠가 아주 잘 팔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주제에 대해 상반되는 주장들이 상당히 많아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고, 먹으면 위험하다는 음식들을 모아보면 세상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거의 하나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기도 한다.

제대로 된 연구, 실험과 이를 다룬 기사도 많지만, 전세계 수많은 연구기관 중 소수의 기관에서 나온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실험 결과를 강조한다거나, 특정 약이나 영양제를 팔기 위해 의도적으로 과장하는 것과 같은 문제점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지인에게 새로 알게 된 건강 정보를 알리기 전에 최소한의 팩트 체크는 해보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시대이다.  

 

# 4  아크릴아마이드 예방법 

아크릴아마이드의 발생을 줄이는 방법도 찾아봤다. 어쨌든 적을수록 좋은 것은 분명하고, 몸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별 것은 없고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던, 전반적인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이제 어느 정도 정립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간단하게만 소개한다.

조리 온도는 160도 이하로, 되도록 찌거나 삶아서 먹자.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감자와 같은 탄수화물 식품을 조리할 때 가급적 160℃ 이하에서 조리하는 것이 좋다. 아크릴아마이드는 120℃ 이상에서 탄수화물 식품을 굽거나 튀길 때 생성되기 시작해 160℃ 이상에서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굽거나 튀기는 대신 찌거나 삶는 조리방법이 좋다. 물은 아무리 끓여도 온도가 100도를 넘지 않기 때문에 아크릴아마이드가 생겨나지 않는다. 식품을 볶기 전 양념 과정에서 후추를 뿌려 튀기거나 굽는 조리방법은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을 증가시키므로, 후추는 조리 완료 후 식품 섭취 전에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생감자를 냉장 보관하면 환원당이 증가하여 아크릴 아마이드 생성량이 증가하므로 냉장 보관은 피하고 8˚C 이상의 상온에 두는 것이 좋다. 조리 전에 감자를 60˚C 정도의 물에 45분간 담가 놓으면 아크릴아마이드 생성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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